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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말, 요즘 너무 쉽게 쓰이는 것 같아서 숫자를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삼양식품 불닭, 왜 미국인·중국인까지 먹을까
삼양식품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96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49.9% 늘어난 수치입니다. 매출은 7918억원으로 25.3% 증가했고요.
이 숫자만 보면 그냥 라면 회사가 장사 잘했구나 싶은데, 뜯어보면 성장의 거의 전부가 해외에서 나왔습니다. 3분기 해외매출이 66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4% 늘면서 분기 기준 최대치를 썼습니다.
그런데 삼양식품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같은 시기 뚜레쥬르 빵집이 미국과 몽골에서 매출을 매년 두 자릿수씩 늘리고 있고, 이베이에서는 포켓몬 카드와 T1 카드가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 제품 해외 대박'이라는 말이 올해 들어 유난히 자주 들리는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7분기 연속 영업이익률 20%대, 그것도 해외가 끌고갔다
삼양식품의 성장을 이끈 건 역시 불닭브랜드입니다. 지난 2분기 기준 누적 판매량 100억개를 넘어선 뒤로도 해외 판매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말에는 미국 시장에 트러플불닭볶음면까지 새로 선보였습니다.
미국 법인 매출은 2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6% 늘었습니다. 월마트 같은 메인스트림 채널과 멕시코 매출이 꾸준히 커진 영향입니다. 중국 법인도 2089억원으로 13.2% 성장했는데, 간식 채널로 판매 저변을 넓힌 게 주효했다고 합니다.
유럽에서도 869억원으로 7.8% 늘었습니다. 국가별로 성장 속도는 다르지만 방향은 전부 같습니다. 밀양공장 가동 효율을 높여 늘어나는 수요를 받아내고 있고, 내년부터는 중국 판매 물량 일부를 현지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K라면 생각보다 더 많이 팔린다, 빵집까지 뚫었다, 뚜레쥬르의 미국살이
개별 회사 실적을 넘어서 전체 그림을 보면 더 뚜렷합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로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9월 초 이미 1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국가별로는 최대 수출국인 미국이 18억 1448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9% 늘었고, 중국은 16억 6966만달러로 14% 증가했습니다. 라면만 떼어놓고 보면 수출액이 13억 760만달러로 27.2%나 늘었습니다. 라면 하나가 전체 농수산식품 수출 성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라면만 해외에서 통하는 건 아닙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2004년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뒤 202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커졌습니다. 미국 법인 매출은 2021년 510억원에서 지난해 1946억원까지 늘었습니다.
매장 수도 2021년 72개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207개로 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약 9만㎡ 규모의 생산공장까지 완공해 연간 1억개 이상의 생지와 케이크를 자체 생산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매장에서 만난 현지 고객이 '뚜레쥬르'라는 이름도 처음엔 못 읽었는데 단팥빵과 마늘빵 맛에 매일 들른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몽골에서는 이미 1등 베이커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영하 30~40도 강추위에도 좌석이 꽉 차는 매장이 있을 정도라고 하니, 단순 수출이 아니라 현지 생활 속으로 들어간 셈입니다.
라면·빵 말고도, 포켓몬 카드까지 대박
식품만 해외에서 통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이베이가 올해 3분기 한국 판매자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트레이딩 카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배 넘게 늘었습니다. 전체 품목 중 매출 증가율 1위입니다.
'2026 한국 메가 페스타 잉어킹 카드'는 트레이딩 카드 부문 매출 1위에 올랐고, 한국 판매자가 판 전체 상품 중에서도 9위를 차지했습니다. e스포츠 구단 T1과 연계된 '리프트바운드×2025 월드 챔피언 T1 시그니처 에디션' 관련 상품은 예약 판매 단계부터 웃돈이 붙으면서 4개 상품이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들었습니다.
레고 등 조립 완구도 매출 증가율 2위에 올랐는데, '레고 10190 마켓 스트리트'는 발매가 10만원짜리가 해외에서 4271달러, 우리 돈 약 57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발매가의 약 57배입니다. 빅뱅 응원봉, BTS 제이홉과 휴먼메이드 협업 상품, 스트레이 키즈 월드투어 관련 상품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공구·작업 장비도 매출 증가율 3위였습니다. 샌딩기와 마그네틱 드릴, 진공펌프가 주요 품목인데, 해외 수리 인건비가 비싼 대신 직접 고치는 DIY 문화가 자리 잡은 지역에서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 판매자들의 카테고리가 식품이나 뷰티를 넘어 완구, 공구, 카드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어디를 봐야 할까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은 '그럼 어떤 종목을 봐야 하느냐'일 겁니다. 다만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이나 이베이 한국 판매자들은 개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장 종목은 아니라는 점을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실적으로 직접 확인된 건 삼양식품입니다. 영업이익률도 7분기 연속 20%대를 유지하고 있어, 단순히 매출만 늘어난 게 아니라 수익성까지 같이 따라온 구조라는 점이 투자자 입장에서는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다만 K푸드 전반의 수출 호조는 농심, 오리온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식품주 전반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테마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기 주가 움직임보다는 해외 매출 비중과 증가율을 분기마다 체크해보는 게 더 의미 있는 접근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라면, 빵, 수집카드까지 분야는 다르지만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한국 안에서만 통하던 제품이 현지 유통망과 생산 거점을 갖추면서 '잠깐 반짝'이 아니라 꾸준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 수출에서 현지 공장, 현지 채널 확대로 이어지는 흐름이 식품·완구·카드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이번 3분기 숫자들이 말해주는 지점입니다. 다음 분기 실적에서도 이 흐름이 이어질지, 계속 지켜볼 만합니다.
※ 이 글은 공시 및 보도된 수치를 토대로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