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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융경쟁력 세계 7위라더니... (공제회, 오세훈)

by 햇살짱짱 2026. 11. 5.

 

 

 

 

서울, 세계 금융도시 7위라는데

 

 

서울이 세계 금융도시 경쟁력 평가에서 역대급 성적표를 받았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공제회와 한국투자공사(KIC) 노동조합이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찾아가 작심하고 우려를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함께 나왔습니다.

같은 '서울 금융경쟁력'을 두고 한쪽에서는 자랑스러운 성적표가, 다른 쪽에서는 걱정스러운 호소가 동시에 나온 셈입니다. 왜 이런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건지, 두 소식을 같이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좀 더 선명해집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 흐름 속에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공제회들과 국부펀드인 KIC가 이전 대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내부적으로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핵심은 '지방이전'이라는 한 단어입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 흐름 속에서 공제회와 KIC도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상황인데, 이 두 기관의 노동조합이 서울시를 직접 찾아가 이전이 서울의 금융 위상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낸 겁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성적을 두고 '브랜딩에 미쳐있었다'는 표현을 쓰며 서울이라는 도시 브랜드 자체가 금융경쟁력을 끌어올린 가장 강력한 자산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이나 런던, 싱가포르 같은 글로벌 금융도시들과 비교해도 서울이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발언입니다.

 

서울이란 브랜드가 곧 금융경쟁력이다

 

서울 금융가 사진

 

179조 굴리는 공제회, 정체가 뭘까

 

여기서 등장하는 공제회는 교직원, 행정, 군인, 경찰, 과학기술인, 건설근로자, 지방재정, 소방 등 분야별로 나뉜 8개 공제회를 말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평범한 공제조합 같지만, 실제로는 주식과 채권은 물론 사모신용, 사모펀드, 인프라, 부동산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투자시장의 플레이어입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이들 8개 공제회의 총자산은 179조4487억원에 달합니다. 올해 정부 예산이 728조원인 걸 감안하면, 정부 예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돈을 민간 투자 영역에서 굴리고 있는 셈입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운용사들 사이에서도 이미 '큰손'으로 통한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공제회 노동조합들이 모인 협의회는 면담에서 공제회의 투자자산이 커질수록 서울 자본시장의 경쟁력도 함께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제회가 서울을 떠나면 그동안 쌓아온 해외 투자기관과의 접점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는 서울 금융생태계 전체의 위상에도 영향을 줄 거라는 우려였습니다.

KIC, 한국투자공사는 대한민국 유일의 국부펀드입니다. 작년 말 기준으로 232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333조원을 운용하고 있으니 공제회보다도 규모가 훨씬 큽니다. 이 정도 자금을 다루는 기관이라면 그 자체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상징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흥미로운 건 KIC가 창립 21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지방이전 이슈가 조직 내부에서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면담에 참석한 KIC 노조 위원장은 KIC가 글로벌 운용사들 사이에서 '앵커'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기관을 지방으로 옮기기보다는, KIC와 공제회가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자본을 지역 프로젝트로 끌어오는 방식이 실질적인 지역 균형 발전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함께 전달됐습니다.

공제회와 KIC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의 상당 부분이 '대체투자'에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공제회의 경우 운용자산의 60~70%가 대체투자에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처럼 시세가 바로 보이는 게 아니라, 금융기관과 운용사, 자문기관들과 수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투자 기회를 찾고 협상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어지면 실시간으로 딜을 마무리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병목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노조 측 설명입니다.

협의회는 본점 이전이 단순히 주소를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자산운용 인프라 전체를 강제로 재편하는 조치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충분한 검증 없이 추진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서울시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합니다.

 

오세훈이 꼽은 서울의 무기

 

공제회와 KIC 노조의 호소가 이런 흐름과 맞물려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오 시장은 서울의 금융 경쟁력이 국가 미래와 직결된다는 표현을 쓰며, 서울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가장 강력한 자산으로 꼽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뉴욕과 워싱턴처럼 '경제수도 서울'과 '행정수도 세종'을 함께 키워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안은 공공기관 지방분산이라는 큰 그림과, 글로벌 금융도시로서 서울의 위상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부딪히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제회와 KIC가 서울에 남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세계 금융도시 순위가 역대급으로 발표된 시점과 겹치면서 유독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서울시와 정부가 이 사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그 결론에 따라 서울의 금융 생태계 지형도 달라질 수 있어 보입니다.

 

"물리적인 인프라나 자본 규모를 넘어 세계인들이 '서울'이라는 이름에서 매력, 혁신, 그리고 더 나은 삶의 가능성을 떠올리게 만드는 도시 브랜드 자체가 서울의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이자 무기라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