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로팜, 정체가 뭐길래
공모가가 희망밴드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찍혔다는 소식, 보셨나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 주 청약 창구와 포털 조회량은 오히려 늘었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약국 전용 플랫폼을 운영하는 바로팜입니다. 11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고, 11월 11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죠.
공모가는 희망밴드 1만6400원에서 2만200원 중 가장 낮은 1만640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아쉬워 보일 수 있지만, 이번 주에만 6개 기업이 동시에 청약에 나선 '슈퍼위크'라는 점을 함께 봐야 전체 그림이 잡힙니다.
바로팜은 2019년 설립된 약국 전용 B2B 통합 플랫폼 기업입니다. 약국과 의약품 도매상, 제약사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해 주문부터 재고관리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전국 약국의 상당수가 이미 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침투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히 주문 중개만 하는 게 아니라 등급별 멤버십을 운영해 포인트 적립, 쿠폰팩, 카드 제휴 할인 같은 혜택도 체계적으로 갖춰놓은 점이 특징입니다.
지난해 매출은 967억원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는 전사 실적 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적자에 허덕이는 다른 플랫폼 기업들과는 다른 분위기라는 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눈여겨볼 대목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수요예측 ,152대 1 선방일까
바로팜은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52.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결과로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에 머문 겁니다.
같은 주 청약에 나선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면 체감이 더 확실해집니다. 반도체 부품 업체 동원파츠는 기관 경쟁률 840.9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인 2만65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반면 항체 치료제 개발사 넥스아이는 수요예측이 더 부진해 희망밴드 하단보다도 낮은 8000원에 공모가가 정해졌습니다.
결국 바로팜은 흥행 대박도, 완전한 흥행 참패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 자리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의무보유확약 신청 수량이 전체 신청 수량의 0.03%에 불과했다는 점도 기관들이 상장 직후 차익 실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로팜의 총 공모 주식 수는 178만 주, 확정 공모금액은 292억원입니다. 이 중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44만 주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약을 받는 곳은 미래에셋증권 한 곳뿐입니다. 공모주 청약 자격은 다른 IPO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해당 증권사에 계좌를 미리 개설해두고 청약 기간인 11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 안에 신청하면 됩니다.
다만 균등배정과 비례배정이 나뉘어 있어서 청약 수량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주식 수가 달라집니다. 포털에 '바로팜 청약 경쟁률'을 검색하면 실시간으로 균등·비례 경쟁률을 확인할 수 있는데, 청약 마감 직전까지 수치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미리 예약해두고 지켜보는 투자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금 시장 분위기는
상장 예정일인 11월 11일을 기준으로 바로팜의 예상 시가총액은 1959억원으로 계산됩니다. 공모가 1만6400원에 상장 후 발행주식 수를 곱해 나온 수치입니다.
이번 공모로 확보한 292억원은 AI 기술 개발, 브랜드 해외 진출, 생산시설 구축 등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존 약국 플랫폼을 중심으로 의약품 유통과 제조,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계획입니다.
김슬기 바로팜 대표는 상장 이후에도 실적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매출 규모와 흑자전환 소식이 함께 알려지면서, 공모가는 낮았지만 사업 자체에 대한 기대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반응도 섞여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팜이 청약에 나선 이번 주는 공교롭게도 11월 한 달 중에서도 유독 공모주가 몰린 시기입니다. 이달에만 15개 기업이 청약에 나서고, 희망밴드 상단 기준 공모 규모는 최대 7661억원에 달합니다.
상장 첫날 급등했다가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반면 11월 2일 상장한 영광은 공모가 1만7000원 대비 26.47% 오른 2만1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습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희망밴드 상단 이상으로 확정되는 비중이 분기마다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11월 상장 러시가 침체된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공모가가 하단에서 정해졌다는 사실 하나만 보면 밍밍해 보일 수 있지만, 같은 주에 청약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고 매출·흑자전환 같은 속살을 뜯어보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은 그림이 나옵니다. 11일 상장 후 실제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